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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느낌 그대로, 이소라

<나는 가수다>에서 적우가 이 노래를 선택해 부르는 걸 보면서, 얼른 방송을 다 보고 이소라의 원곡을 듣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이소라의 노래와 감성은 좋아하지만 앨범을 착실히 들어온 오랜 팬은 아니고, 때로는 그 정서가 부담스럽게 다가오기도 한다. 나에게는.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노래를 듣고 있으면, 아, 나야 내 기분에 맞게 이 노래를 듣고 저 노래를 듣지만, 저 마음으로 삶 전체를 살아야 하는 사람은 그 마음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녀에게는 가혹하지만 너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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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환 2012/01/19 14:20 Address Modify/Delete Reply

    형 요새도 바쁘시죠......ㅜㅜ

고장난 노트북

265,000 2011/11/27 06:24 |
요새 수업에서 하는 작업이 재미있어서, 그냥 넋놓고 작업하다 새벽을 넘어 아침에 자는 일이 많았다. 지난 수요일도 아침 8시까지 작업을 하다가, 10시 반에 있는 수업에 가기 전에 한시간만 자야지, 하고 누웠다가 눈을 떴더니 11시였다. 갈까말까 고민하다가 세수만 하고 후드 눌러쓰고 헐레벌떡 뛰어가는데

어느 순간 가방이 가벼워지는 거 같더니,
맥북프로가,
그대로,
쿵.

기스와 상판 틀어짐을 확인하고 속으로 울면서 일단 수업에 갔는데, 켜보니 화이트가 붉게 표현되고 재부팅하니 반응이 없었다. 샤워도 점심도 잊고 AS센터로 달려갔는데... 모니터가 아예 나갔다고, 수리비 견적이 백삼십이 나왔다. 과제, 작업하던 것들... 별 수 있겠어. 컴퓨터를 맡기고 나오는데 그야말로 온몸에 힘이 쭉- 빠졌다. 최근에 작업비를 위해 돈 아껴쓰고 아르바이트 하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백삼십이 깨지고 나니까. 백삼십이면 목표했던 작업비 두밴데.. 집에 전화하기가 너무 송구스러웠다. 하지만 엄마 아빠는 내가 다치지 않았는지 먼저 걱정하시고, 그래 필요하면 고쳐야지, 그리고 생활비 없어서 힘들지, 하고 삼십만원을 붙여주셨다.

밤 새고 난 초겨울 정오에 버스에서 햇살을 느끼며 앉아있자니 마음이 허무했다. 쉽게 그 마음의 인과관계를 정리할 수는 없지만, 나 이외에 탓할 수 없는 사고와, 모으던 돈의 두 배가 사고로 깨져나가는 허무함과, 부모님께 다시 손 벌려야 하는 것, 그리고 그런 자식에게 되려 생활비를 부쳐주시는 부모님의 마음과, 나 즐겁자고 돈 모아 하려고 했던 작업은 또 얼마나 대단하고 중요한 것이었는가 라는 생각과, 어마어마한 돈을 어떻게 모아야 하는지에 대한...

자유롭게, 즐거운 작업을 하면서 살고 싶지만 그보다도, 한 사람의 몫을 하고 싶다. 아직은 의지해도 괜찮을 시기에요,라고 한 선배님이 말씀해 주었지만 사실 앞으로도 길이 잘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학생신분이 끝나면 내가 내 몫을 해 낼 수 있을까? 아니 그럴 거 같지 않다. 내가 꿈꾸는 (자본, 혹은 세상에) 독립적인 형태의 삶이라는 건, 사실 이렇게 부모님한테 의존하는 형태로만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답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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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apella★ 2011/11/27 09:54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안타깝네요 ㅠ.ㅠ 참 힘든것 같아요. 즐겁게 살고 재미있게 살고 하고싶은거 하고 살면 좋은데, 그러면서도 세상과 연결되어 있으니까 돈이 필요하고 하지만 내가 하는 일은 돈이랑 거리가 멀고 그렇죠. 저도 좀 그래요 아하하;;; 지금은 좀 힘들지만, 아직 시작하는 단계니까. 또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요. 세상이 가치를 인정해주면, 그리고 좋아하는 일로 밥먹고 살 수 있으면 또 그걸로 괜찮아 질지도 몰라요. 어쨌든 맥북은 참 안타깝네요 ㅠ.ㅠ

    • 5beom 2011/11/27 15:36 Address Modify/Delete

      자본으로부터 독립하려면 일정 자본이 필요한. 그런 방식밖에는 없는건가? 라는 의문이 들어요.
      주변에 그런 사례가 적어서 감이 오지 않기도 하고... 하시는 일은 어떠신지 궁금하네요- 맥북은 어제 찾아왔습니다. 잊어버리고, 더 열심히, 조심히 사용해야겠죠ㅎ 고맙습니다-

  2. 2011/12/23 15:16 Address Modify/Delete Reply

    조용히 읽고 가려했으나, 남의 일 같지 않아... 자유롭게 원하는 작업하고 한 사람 몫도 하고 싶어 그나마 개인 활동도 어느 정도 인정해주고 이해해주는 영화제를 선택했는데, 두 가지 다 얻는 것은 참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절실히 해본다. 나이 탓인지. ㅋ 장편이든 단편이든 조금 넉넉한 자금 모일 때까지만 일해야지 하면서 들어온게 벌써 7년이 넘었네. 몇 년전부터 한해 한해 그만두어야지 하면서도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이라는 것도 포기하기 힘들게 되고, 부모님 걱정도 우려되고.. 그러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그런 딜레마라고 해야되나. 둘다 맘에 가지기엔 포기가 더 쉬워보이는 요즘. ^^

    • 5beom 2011/12/25 02:14 Address Modify/Delete

      최근에 하는 생각은, 열심히 엑스트라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작업에 드는 비용을 줄이는 대안을 찾아봐도 (적어도 이삼년은 지금 상황에서 변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태에서) 근본적으로 나아지기는 어려운 거 같아요. 그냥 어디까지 지켜나가는지 버티는지가 개인이 벌이는 투쟁인 건 맞지만- 주변 사람들까지 그걸 감당할 필요는 없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드니까 마음이 푹... 꺼지고 그러네요;;
      이런 와중에 좀 그렇지만, 연말 따뜻하게 보내세요 : ) 제가 막 먼저 연락드리고 그러진 못하고 있지만ㅠ 좋은 작품, 생각하시기를 응원하겠습니다!



돌아보는 마음 (2010)
2010 | 4min 8sec | DV | color | film

여행을 마친 남녀가 버스를 기다린다.
여자는 힘이 들고 남자는 걸어가자고 한다.
상처와 진심이 오간다.
He and She wait for the bus after a (long) trip.
She is worn out, but He insists on walking.
Wounded minds and sincere emotions are revealed.

연출/시나리오/편집: 오세범
카메라/음악: 김경현
사운드/진행: 양승범
남: 김환
여: 이은정

자꾸 떼를 쓴다. 끝을 미루자고. 누가 그런 마음을 비난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누가 끝을 미룰 수 있겠는가. 자꾸 돌아본다. 그 때 그 자리로 돌아가본다.
그 때 나의 못났던 마음까지 믿어줬던 사람들이 자꾸 그리울 거다.


* 지난 겨울에 친구들과 함께 만든 단편영화입니다. 모든 것이 끝이었던 그 겨울 목까지 차오르던 마음들이 생각납니다.
http://vimeo.com/channels/cheerupproduction 에 가시면 친구들과 함께 만든 다른 영화들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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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apella★ 2011/11/27 10:18 Address Modify/Delete Reply

    잘 봤어요 :) 어느 정류장엔가, 어느 남-녀에게나 있을 법한 이야긴데 잘 잡아낸 것 같아요. 중간 중간에 까만 화면이랑 자막 나오는거, 그리고 장면 바뀌는게 마음에 들었어요. 긴장감을 극대화 시킨다고나 할까. 마지막 여운도 좋아요 :) 어떤 작업들 하시는지 궁금했는데 잘 보고가요 ^^^

    • 5beom 2011/11/27 15:37 Address Modify/Delete

      영상은 시간을 내서, 집중해서 봐야하는 거라 봐주신 분들께 더 많이 고마운 마음이 드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